마음대로 지금 일들을 다 헤집어 버릴 수도 있어.

"내가 정말로 원한다면, 당신 정도 죽여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다. 그리고내 마음대로 지금 일들을 다 헤집어 버릴 수도 있어.""당신…!""하지만 그러지 않았지. 왜냐하면, 나 역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까.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."하란의 눈이 깊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검은빛이라고 한다면 에즈로아의 눈은 서늘하고 '광기'마저 그 안으로 갈무리된 색깔을 띄고 있었다.그 차가운 눈이 '진심'이며, 또한 물러설 의향을 전혀 내보이고 있지 않다는 데서 하란은 의아했다. 하지만 그가 진심이라 해서 이렇게 모든 의문을접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.이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그녀의 '혈육'이 관계되어 있는 일이었으므로."헛소리는 이제 그만 집어 치워! 내가 알고 싶은 것은…!"